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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3

외국환거래법 개정 — 가상자산이전업 등록 의무화와 외환거래 규제 체계의 재편

가상자산을 매개로 한 국경 간 자금이동이 빠르게 늘어나는 동안, 기존 외국환거래 규제는 이 흐름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국회는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의안번호 제2218829호)을 2026.05.07. 본회의에서 가결하였고, 개정법은 2026.06.02. 법률 제21714호로 공포되었습니다. 시행일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2026.12.03.이며, 시행 전까지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정비가 함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개정은 (1) 가상자산 국경 간 이전 모니터링 체계 신설, (2) 전문외국환업무 체계 개편, (3) 위반행위 제재·집행력 강화, (4) 자본거래 정의 및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 정비를 큰 축으로 합니다. 실무를 다루는 입장에서 보면, 이 개정의 핵심은 "무엇이 규제되는가"가 아니라 "그 경계를 누가, 언제 긋는가"에 있습니다. 아래에서 사업자 관점의 검토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

 

1. 가상자산이전업 등록제 신설 (안 제3조제1항제23호, 제8조의2 등)

개정법은 "가상자산이전업무"라는 개념을 새로 정의하고 이를 영위하려는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재정경제부장관 등록 의무를 부과합니다. 그동안 외환 감독 체계 밖에 있던 가상자산의 국경 간 이동을 제도권 모니터링 안으로 편입하려는 취지입니다.

 

다만 실무상 가장 중요한 논점, 즉 어떤 이전 행위가 등록 대상에 해당하는지, 갖추어야 할 시설·전문인력 요건은 어느 수준인지는 대부분 시행령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결국 등록 부담의 실제 범위는 앞으로 마련될 하위법령에서 확정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전(transfer)"의 개념 획정입니다. 거래소 간 출금, 커스터디 지갑에서 해외 지갑으로의 이체, 자기지갑(self-custody) 간 온체인 트랜잭션 중 어디까지가 "가상자산이전업무"에 포섭되는지에 따라 규제 대상 사업자의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트래블룰(특정금융정보법)상 이전 개념과의 정합성도 함께 정리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관련 사업자는 시행령 입법예고 단계에서 이 정의 규정이 어떻게 설계되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2. 전문외국환업무 체계 개편 (안 제8조제3항)

기존에 환전업·소액해외송금업·기타전문외국환업으로 나뉘어 있던 전문외국환업무의 범위가 일반환전업과 해외지급결제업 두 갈래로 재편되었습니다. 개별적으로 규율되던 소액해외송금업과 기타전문외국환업이 해외지급결제업으로 통합되는 구조입니다.

 

아울러 종전에는 환전업·소액해외송금업에 한해 적용되던 구체적 범위·안전성 확보 기준의 대통령령 위임이 이번 개정으로 전문외국환업무 전반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새로 편입된 해외지급결제업의 구체적 업무범위와 영업기준 역시 하위법령을 통해 정해질 전망입니다.

 

핀테크·결제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사 서비스가 기존 소액해외송금업 라이선스 체계에서 해외지급결제업으로 재분류될 때 등록요건·자본금·안전성 기준이 어떻게 변동되는지가 실질적 관심사입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송금 모델을 검토 중인 사업자라면 이 재편이 가상자산이전업 등록제와 어떻게 맞물리는지까지 교차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제재·집행력 강화 (안 제12조, 제29조제1항제7호 등)

이번 개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수단의 전반적 강화이며 그 핵심은 "등록을 했는가"에 있습니다. 무등록으로 가상자산이전업무를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지급절차 위반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격상되었습니다. 환전·송금·재산반출 등 지급절차를 위반한 행위는 종전에 5천만 원 이하 과태료에 그쳤으나 개정법은 부당하게 재물·재산상 이득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할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행정처분 근거도 정비되었습니다. 종전에는 전문외국환업무취급업자가 업무범위를 위반해도 등록취소·업무정지 등의 명시적 근거가 미비했으나 개정법은 업무범위 위반 시 처분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명확히 하였습니다. 나아가 환전업자가 관할 세무서장에게 폐업신고를 하거나 사업자등록이 말소된 경우 재정경제부장관이 환전업 등록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게 하여 사실상 폐업한 업자를 정리할 수단도 마련하였습니다.

 

여기서 실무상 유의할 지점은 형사처벌의 문턱인 "목적" 요건입니다. 목적범 구조를 취하고 있어 단순 절차 흠결과 이득 취득 목적이 개입된 위반이 구분되지만, 실제 수사·집행 단계에서 이 목적이 어떻게 추정·입증되는지에 따라 사업자의 형사 리스크가 좌우됩니다.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이 관여된 거래에서는 절차 위반이 곧 형사 문제로 비화할 수 있으므로 내부 거래 프로세스와 컴플라이언스 문서화가 종전보다 훨씬 중요해집니다.

 

4. 자본거래 정의 및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 정비 (안 제3조제1항제19호, 제11조의3·4)

법체계 정합성을 높이는 정비도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자본거래 정의와 관련하여 해외지사 등 유지 경비를 자본거래에서는 제외하면서 해외직접투자에는 포함시켜 온 기존의 불일치를 해소하였습니다.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에도 두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이의신청 절차는 「행정기본법」 체계에 맞추어 납부고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고 재정경제부장관은 접수일부터 14일 이내에 결과를 통지하도록 통일적으로 정비되었습니다. 또한 정부의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방안」(2024.03.)에 따라 비예금성 외화부채에 부과되는 부담금의 존속기한을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습니다.

 

남은 과제와 전망

이번 개정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커스터디(수탁) 사업자·지갑 서비스 등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에 관여하는 사업자는 새로운 등록·보고 의무의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다만 등록 대상 행위의 범위, 시설·전문인력 요건 해외지급결제업 영업기준 등 핵심 사항이 시행령에 위임되어 있어 2026.12.03. 시행 시점까지 발표될 하위법령의 내용이 실제 규제 부담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는 시행 전까지 다음 세 가지를 핵심 검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첫째, 자사 서비스가 가상자산이전업무·해외지급결제업 중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법적 성질을 규명하는 일.

둘째, 등록·보고 체계와 내부 컴플라이언스를 어떻게 정비할지 설계하는 일.

셋째, 강화된 지급절차 위반 제재에 비추어 기존 거래 프로세스에 형사·행정 리스크 요인이 없는지 점검하는 일입니다.

 

개정법으로 규제의 큰 방향은 정해졌으나 실질적인 규제 강도는 하위법령에서 결정됩니다. 시행령 입법예고 단계의 내용이 향후 실무 대응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차앤권 법률사무소

권오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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